헷볕바라기-전숙 햇볕 바라기 -전숙- 창가에 놓아둔 작은 화분 애기별꽃이 별천지가 되었다 별들이 어찌나 빛살을 좋아하는지 얼굴을 유리창에 바짝 붙이고 모두 까치발을 하고 있다 토라져서 샐쭉한 화분 달래주려고 빙그르르 얼굴을 돌려놓았다 웬걸, 이내 양지 뜸으로 돌아서는 마음에 화분은 뒤통수가 화끈거린다.. 카테고리 없음 2007.04.26
[스크랩] 젖은 이별-- 전숙 젖은 이별 - 전숙 - 민들레홀씨처럼 가벼워야한다지 눈물도 말리고, 그리움도 말려서 바람 불어오는 날 철새처럼 홀연히 떠날 수 있도록 뼛속까지 비워야한다지 사랑이 잉태된 순간부터 부추기는 마른 갈대도 두발은 아직도 뻘밭에 잠겨서 속절없이 머리카락만 휘날리고 눈치 없는 멧새 한 마리 꾸역.. 카테고리 없음 2007.03.21
하늘은 외눈박이-전숙 *하늘은 외눈박이* - 전숙- 뭔가 수상타 여겼지요 늘 옆구리가 결리곤 했어요 검은 태양이 외로이 빛나던 날 사랑에 달구어진 마음이 열렸지요 스스로 완전한 하늘이 외눈박이장애라니요 때로 비틀거리신 이유 한 번씩 캄캄절벽에 가슴 묻었던 사연 천둥치듯 바위를 내리치실 때 당신도 나처럼 흔들리.. 카테고리 없음 2007.03.04
몸 푸는 봄-전숙 *몸 푸는 봄* - 전숙- 기다리던 임은 만삭이 되고 양수 터지듯 봄비 내린다 닫아걸어도, 다독거려도 멈출 수 없는 것이 있다 매서운 어둠을 건너온 매화 아기 향그로운 젖내음에 삼동할머니 지린 속곳도 고흔 내음에 빨려든다 동백, 제 흉금 시뻘겋게 달구어 새봄의 태반이 되고 지리산 산수유는 산고産.. 카테고리 없음 2007.03.04
정월대보름-전숙 *정월대보름* - 전숙- 천칭에 쪼개진 달을 올려놓았다 날개의 무게와 노을의 빛깔과 바람의 냄새를 근으로 떠서 밤새 끙끙대며 퍼즐을 맞추듯 똑같은 비율로 사랑을 나누었는데도 천칭은 균형을 잡지 못한다 엇박자는 처진 쪽 숨표를 덜어내고 앞꾸밈음을 부러진 잎새에 그려 넣는다 방앗간에 진을 치.. 카테고리 없음 2007.03.01
피리의 노래-전숙 *피리의 노래* - 전숙- 그래, 차라리 바람이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구석구석 한 치의 빈틈없이 바람의 혀가 되어 음미할 수 있다면 나의 핏줄이 당신의 뼈에서 돋아나와 심장근육이 우주의 시작처럼 한 개벽씩 두근거릴 때마다 우리의 영혼이 득음의 유영을 하려면 그래, 차라리 유성처럼 흐르는 보여도.. 카테고리 없음 2007.02.21
설날에는-전숙 **설날에는** - 전숙- 무장 무장 뜨거워지는 것이다 양팔에 출렁 그리움을 안고 오매불망 당신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곰팡이 하얗게 핀 메주냄새, 골방에 엎어져 후욱 들이키고 정자나무 헐벗은 등짝도 투욱 건드려보고 굴뚝에서 폴폴거리는 매콤한 연기와 샅바매고 엎어져 질금거.. 카테고리 없음 2007.02.12
너의 마른 미소-전숙 *너의 마른 미소* - 전숙- 일으켜 세워도 드러눕고 마는 별빛이 있다 향기를 지우고 피는 꽃이 있다 하현의 내리닫이로 기우는 달이 있다 마른 꽃처럼 너의 미소에, 상그러운 향기가 지워져서 따라 웃을 수가 없었다 차라리 소나기처럼 뇌성이 울고 벼락이 꽂혔다면 그래서 한길까지 너의 비명이 넘쳐.. 카테고리 없음 2007.02.11
*설련화, 그 이름처럼*-전숙 *설련화, 그 이름처럼* - 전숙 - 눈물이 피운 꽃을 보았니 별부스러기 그늘에 남긴 채 기다리는 숲속은 울타리 너머까지 맨발이다 어둠을 뒤척이는 그림자 빈 가지 끝에 저린 눈빛 이우는 꽃잎을 견디고 있다 그대여, 사랑은 눈물 한 걸음에 고독한 절망 한 움큼, 뼛속에 묻어 제 고통을 태워서 타오르는.. 카테고리 없음 2007.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