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카드 속으로... **크리스마스카드 속으로...** *전숙* 천사들 은총의 노래 별빛으로 내리면 세상은 마술처럼 하얀 천국이 된다 오래된 약속 같은 그리운 시간들 헐벗은 가지마다 포근하게 내려앉고 얼어붙은 입김을 뜨거운 가슴으로 녹이는 가난한 연인들... 성스러운 아기는 첫젖을 빨다가 쌔근쌔근 잠이.. ☆˚ 맑음시 2017.12.15
벚꽃엔딩/전숙 벚꽃엔딩* 전숙 엔딩이 꽃비로 내리는 일이면 엔딩, 그것 지옥을 면할 수 있을까 우리 사랑이 시들어서 마른 가슴만 남아 더 이상 눈물로도 껴안을 수 없을 때 한 잎 한 잎 떨어져 눈물로 내리는 날 물기를 탈탈 털어 바지랑대에 널던 빨래처럼 슬픔을 털어 살가운 바람에 말리면 전쟁에 .. ☆˚ 맑음시 2017.04.02
촛불 **촛불** * 전숙* 촛불은 죽지 않는다 불 중에 가장 애틋한 불인 촛불은 눈물의 몸내림이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물인 눈물로 세상을 달구고 희망으로 다시 부활한다 효순이와 미순이의 촛불을 켜다 의문사한 제종철열사 또 다른 눈물로 부활하여 또 다른 어둠을 밀어낸다 정의의 고속도.. ☆˚ 맑음시 2017.01.04
도시의 불빛 < **도시의 불빛** * 전숙*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새들이 날개치고 있었다 도시의 불빛이 별빛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나하고 아무 까닭 없는 일렁임일지라도 저 흔들림 중에 하나이고 싶다 내 가여운 심장이 생의 아스라한 벼랑을 오를 때 까치발로 기다리는 독도의 땅채송화처럼 너의 .. ☆˚ 맑음시 2016.12.19
-가사-꽃잎의 흉터-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님을 위한 씻김굿 -가사시- 꽃잎의 흉터 -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님을 위한 씻김굿- 전숙 꽃. 흉터 잎. 북소리 의. 고풀이 흉. 씻김 터. 길 닦음 꽃. 흉터 꽃잎은 한 장 한 장 꽃으로 피어나지 꽃잎 한 장이 멍들고 아프면 꽃송이 전체도 멍들고 아프지 저 혼자만 살겠다고 아픈 꽃잎 떼어내면 다리 떼면 못 .. ☆˚ 맑음시 2016.11.14
김치엄마 **김치엄마** * 전숙* 나, 미운 엄마에게로 돌아간다 무지랭이 엄마, 욕쟁이 엄마, 꼬짐보 엄마, 오일장 마실 갈 때면 소나무 껍질처럼 부르튼 입술에 빨강연지 덧칠하며 웃던 엄마 흠흠거리면 땀에 어룽진 시큼한 냄새 너무 만만해서 너무 익숙해서 도시락을 열다가 후다닥 덮어버린 엄마 .. ☆˚ 맑음시 2016.09.26
2014발표작품 돌하르방 장공익 전숙 돌명장이라는 하르방을 만났다 자신이 조각한 돌하르방처럼 소박한 매무새의 하르방은 그 흔한 마스크 한 장 쓰지 않고 돌 속에 가부좌로 들어앉아있는 제주의 혼을 끄집어내고 있었다 돌은 저를 밟고 지나간 바람의 발자국을 기억하고 있다 돌들의 사연이 제주 앞.. ☆˚ 맑음시 2015.01.04
꼭지에게 **꼭지에게** * 전숙*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온다콸콸콸보시의 마음이 쏟아진다꼭지만 보면 눈물이 난다꼭지에서 방울방울흘러나오는 것들은 모두가 사랑이다꼭지는 모두 밖으로 향한다꼭지는 제 몫을 챙기지 않는다저를 비틀고 짜서뭇 생명을 먹여 살리는 것이 꼭지다젖꼭지를 빤 아기는 사람이 된다사과꽃 꼭지에서 살찌운 사랑은 사과가 된다오이꽃 꼭지에서 길어난 정성은 오이가 된다나무나 꽃이나 사람이나 지구의 꼭지다발이 없는 나무나 꽃은 꼭지의 길을 가는데발이 달린 꼭지는 제 길을 가지 못한다꼭지만 보면 눈물이 난다제 길을 가는 꼭지는 부모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고제 길을 가지 못하는 꼭지는 자식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다꼭지만 보면 눈물이 난다. ☆˚ 맑음시 2015.01.01
김근태 김근태 전숙 가녀린 떡잎이 태풍과 맞서고 있을 때 건장한 나무들은 모른 척 했다 갈기갈기 찢긴 누더기 같은 정신줄을 한 올 한 올 이어서 태풍의 만행을 또.박.또.박. 증언할 때 세상의 정의를 다 잡아먹었다고 착각한 태풍은 하느님께 죄를 자복하였다 제 잣대의 눈금만큼 용서를 받은 .. ☆˚ 맑음시 2014.12.23
피어날 때부터 저물 때까지 지켜보는 그 누구 있어 **피어날 때부터 저물 때까지 지켜보는 그 누구 있어** *전숙* 그 끝이 어디일까 눈을 감고 더듬어도 흐릿한 그대여 분명 문턱 언저리쯤 사립문 기둥에 기대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기도여, 만져보고 싶고 얼러보고 싶고 어름 받고 싶다 언제쯤 손을 내밀어주시려는지 폭풍 속에서도 칠성판.. ☆˚ 맑음시 201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