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영원한 노스탤지어!-전숙 사랑, 그 영원한 노스탤지어! -전숙- (한 쌍의 연인이 서로 바라보며 포옹하고 있는 유골이 5000년 전 신석기유적에서 발견되었다.) 한 폭의 성화聖畵이고 한 편의 명시이며 갓 벙근 한 송이 꽃이더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영혼을 본 적 없으니 사랑은 천국의 열쇠 살아계신 신께 경배할 수밖에 없더이다 .. 카테고리 없음 2007.02.08
기도-전숙 *기도* -전숙- 하느님은 지금 섭씨 0 도 입때껏 마음을 정하지 못하셨지요 하느님의 돋보기에 보드란 달무리의 기도가 닿으면 비가 되어 오시고 곱상한 햇무리의 기도가 닿으면 눈이 되어 오실 예정이랍니다 스키장은 향그러운 눈꽃이 소담하게 머금기를 기다리고 자동차는 한바탕 먹울음에 틈새마다 .. 카테고리 없음 2007.02.04
주름을 읽다-전숙 *주름을 읽다* -전숙- 서시가 되고 싶었을까 벽안의 여배우 이마의 주름을 흉내 낸 적이 있다 흉내는 빠져나갈 수 없는 물증이 되고 미간에 석 줄의 깊은 심술이 파였다 허섭이 그득 고인 볼따구니 염라에까지 불려갈 필요 없겠다 양심선언하고 확정판결 받는 것이 시간절약 경비절약 되겠다 육법전서.. 카테고리 없음 2007.02.04
평화-전숙 평화平和 -전숙-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공평하면 평화가 온다.) 그렇다면 평화라는 것 현세에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신화 아닐까? 어느 섣달그믐날, 운 좋게도 나는 신화를 목격하게 되었다 송년회 회식자리 깜짝쇼에서 살빛과 체중이 다른 술끼리 맞배지기로 붙여놓고 어찌 싸우나 구경 시키는데 .. 카테고리 없음 2007.02.02
새 아침의 기도-전숙 *새 아침의 기도* - 전숙- 자선냄비 안에서 돼지 한 마리가 꿀꿀거립니다 돼지저금통을 안고 온 아기천사에게 아나운서가 묻습니다 아깝지 않아요? 다섯 살 천사가 대답합니다 돈은 다시 모으면 되요 ‘다시’라는 말 한마디, 얼마나 아름다운 기도인가! 이제, 다시 기도를 시작할 때 바람 치는 벌판에 .. 카테고리 없음 2007.01.01
백화점 소묘-전숙 *백화점 소묘* -전숙- 과수원에 가면 상품으로 심각한 흠이 있는 과일은 철이라고 하여 등외품으로 분류해놓는다 능숙하게 제켜지는 장애 1등급 백화점에서도 철지난 옷은 마네킹에게서 벗겨져 내리고 바겐세일을 목표로 어슬렁거리는 아줌마를 노리며 가판대에 누워있다 지하철역사 맨바닥에 구겨.. 카테고리 없음 2006.12.14
내 가슴 속에 가득 찬 너-전숙 내 가슴 속에 가득 찬 너 -전숙- 내 가슴 속에 가득 차 있어도 나는 또다시 너의 문을 열고 싶다 너는 바다가 되어서 출렁이고 나는 은하수로 흘러가리라 보름인데 그믐의 어둠처럼 너의 들숨에 얹혀서 붉은 태양을 마신 자작나무 숲을 지나 네 눈물처럼 영롱한 달빛을 끝없이 낳으리라 내 가슴 속에 가.. 카테고리 없음 2006.12.04
너의 눈물까지 사랑한다-전숙 *너의 눈물까지 사랑한다*- 전숙- 화려한 떨기에 스치는 작은 눈물을 본다 어두운 뒤란에 내려앉는 외줄 달빛의 침묵에 기대어 젖은 꽃잎을 떨구는 사람아 아픔을 숨기려 뒷걸음치지 말기를... 아름다움이 이울고 숨겨진 눈물이 사위는 별빛처럼 외로울 때 너를 흔들어주는 바람이 되고 싶었어 깊고 깊.. 카테고리 없음 2006.11.22
쉼표가 필요하다-전숙 쉼표가 필요하다 -전숙- 하늘을 쳐다보았어 파도가 뜨거워지고 가슴이 차올랐어 마음처럼 드리워진 하늘은 가라앉은 어둠을 가르며 솟구치고 있었어 아, 나도 너의 어깨에 무동을 타고 싶었지 너의 등허리를 도움닫기로 사랑의 중천에 차오르고 싶었어 그것은 꿈이었을까 둥실한 보름달도 품었던 푸.. 카테고리 없음 2006.11.08
빈자리-전숙 빈자리 전숙 곤한 남편을 억지로 깨워 꽃참동안 빈자리에 누워보니 피붙이처럼 익숙한 남편의 체취가 후틋하여 나무말미에도 찬밥이 데워진다 빈자리를 위해 아랫목을 덥히던 놋그릇이 스텐으로 세월이 바뀌어도 빈자리를 기억하는 마음은 언제나 아랫목처럼 자글자글 끓는다 빈자리를 기다리며 아.. 카테고리 없음 200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