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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의 노래-전숙

전숙 2007. 2. 21. 23:34

 

    *피리의 노래* - 전숙- 그래, 차라리 바람이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구석구석 한 치의 빈틈없이 바람의 혀가 되어 음미할 수 있다면 나의 핏줄이 당신의 뼈에서 돋아나와 심장근육이 우주의 시작처럼 한 개벽씩 두근거릴 때마다 우리의 영혼이 득음의 유영을 하려면 그래, 차라리 유성처럼 흐르는 보여도 보이지 않는 만져도 만질 수 없는 기도와 함께 흔적 없이 지워지는 꿈이었으면 좋겠다 사랑이 흐르는 개울마다 환희의 눈물처럼 반짝이는 먹구름의 비늘이었으면 좋겠다 당신이 내 곁을 스칠 때마다 나의 오감에 당신의 숨결이 스며들어 영혼이 젖어 흐드러지는 달빛처럼 당신 혈관에 박동치는 피돌기의 가락으로 한바탕 신명나게 울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