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전숙 **노을** *전숙* 누군가의 추억이 되었을 때 나도 저렇듯 따뜻한 구들이 될 수 있을까 그대의 눈길에 닿아 사금 들던 꽃잎이 문득 걸음을 멈추듯 나도 식지 않는 구들로 그대에게 머물고 싶다 시간의 불씨가 저장되는 뇌화로의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어 이파리 무성하다가도 어쩌다 오슬오슬 한기 드는 .. ☆˚ 맑음시 2010.03.27
사과--전숙 사과 ---전숙 얘야, 사과라는 우주에는 아기별 다섯 식구가 산단다 백 년 동안에 태어날 또 다른 아기별보다도 많은 꽃가위벌의 눈물이 아기별에게 녹아있단다 꽃가위벌은 한 생 동안에 열다섯 개의 기쁨을 낳는단다 천육백이십 송이의 꽃가루로 경단을 만들어 기쁨 한 알의 입에 물려준단다 사과꽃 .. ☆˚ 맑음시 2010.03.26
보시--전숙 보시(布施)/전숙 밤 껍질을 벗기니 작은 명줄이 젖줄을 문 채 졸고 있다 통째로 버리기 아까워 성한 쪽만 도려내어 맛을 본다 혀끝에서 웅성거리던 단맛은 벌레의 단잠 속으로 분자이동이 끝난 뒤였다 남아있는 씁쓸한 그늘 한 자락 벌레에게 미운 마음을 돌리려는데 밤 속살의 검은 멍이 나를 쏘아본.. ☆˚ 맑음시 2010.03.26
무지개--전숙 무지개/전숙 물들어보았니? 물든다는 것은 저를 지우는 일이지 그거 아니? 폭포에는 늘 무지개가 뜬다는 걸 막다른 길에서 어쩌지 못하는 눈물이 명줄을 걸고 저를 지우면 세상에서 가장 고운 빛 햇빛에 물들게 되지. ☆˚ 맑음시 2010.03.26
봄바람--전숙 봄바람/전숙 아린 것이 어찌 드들이의 눈물뿐이겠는지요 설레이는 것이 어찌 나비의 날개뿐이겠는지요 가려운 것이 어찌 금성산 등허리뿐이겠는지요 빛나는 것이 어찌 그대 눈동자뿐이겠는지요 그대 오는 길에 오랜 기다림 끝의 하품 같은 아지랑이 일렁입니다 다리 가진 것들이 팔 달린 것들이 날.. ☆˚ 맑음시 2010.03.24
[스크랩] 죽을때 후회하는 25가지 죽을때 후회하는 25가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 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무엇일까? 수년간 말기 암 환자를 진료한 한 일본인 의사의 저서 '죽을 때 후회하는 것 25가지’가 일본 네티즌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8일 온라인 서점 아마존과 다수의 일본인 블로그에 따르면 ‘종말기 의.. 스크랩 2010.03.22
별이 되려면 /전숙 별이 되려면 /전숙 (사람이 죽으면 하늘에 별이 된단다) 어려서부터 격언처럼 못 박힌 말씀이 나이 오십이 넘어 꽃 진 자리에 열매 맺힌 것을 보고서야 말문이 트이듯 한 생각이 틔었습니다 땀의 무게만큼 꿀을 만들어낸 꽃이 꿀의 부피만큼 벌나비에게 사랑받겠지요 또한 사랑받은 만큼 실한 열매가 .. ☆˚ 맑음시 2010.03.19
봄날에/전숙 봄날에/전숙 다시 봄이 오고 삼동 어둠을 건너온 엉겅퀴는 가시꽃을 피우고 그리고 부전나비가 날아왔다 희고 부드러운 마음이 가시투성이 가슴에 앉는다 혹여 나비의 마음이 베일까 저어하던 가시는 날카로운 촉수를 등 돌려 제 심장 복판에 꽂는다 생살을 태우는 불덩이가 섶이 타오르듯 번져갔다 .. ☆˚ 맑음시 2010.03.18
꽃눈을 시샘하다/전숙 꽃눈을 시샘하다 /전숙 삼월의 어느 늦은 오후에 철쭉을 만났다 아직 황량한 얼굴빛 너머 우주가 초저녁별을 밀어 올리듯 올록볼록 꽃눈을 밀어올리고 있었다 작은 희망이 엉기고 있었다 그 너머 땅속에서 안간힘으로 버팅기고 있는 뿌리가 보였다 피라미드가 쌓아올린 태양이 나는 폭군이 아니라고 .. ☆˚ 맑음시 2010.03.18
[스크랩] 타자, 동행의 시간을 만나다 / 박해림 p r a h a ■우리詩월평■ 타자, 동행의 시간을 만나다 박해림(시인 · 문학박사) 임연태,「부부」(《열린시학》2009년 겨울호) 이은환,「그 마을에 누군가 불을 켜고 있다」(《우리詩》2009년 12월호) 한옥순,「홀아비 서 씨」(《우리詩》2009년 12월호) 전 숙,「팔자 고치기」(《열린시학》2009년 겨울호) 하.. 맑음시평 2010.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