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사과--전숙

전숙 2010. 3. 26. 13:13
      사과 ---전숙 얘야, 사과라는 우주에는 아기별 다섯 식구가 산단다 백 년 동안에 태어날 또 다른 아기별보다도 많은 꽃가위벌의 눈물이 아기별에게 녹아있단다 꽃가위벌은 한 생 동안에 열다섯 개의 기쁨을 낳는단다 천육백이십 송이의 꽃가루로 경단을 만들어 기쁨 한 알의 입에 물려준단다 사과꽃 이만사천삼백 송이의 대문 앞에 엎드려 귀한 꽃가루를 탁발해온 한 마리의 작고 작은 꽃가위벌은 제 눈물이 다할 때까지 보은의 춤을 춘단다 참으로 우람하고 다디단 사과는 모두 꽃가위벌이 꽃가루받이 해준 것이란다 한 줄기 고독한 바람이 열다섯 번째 꽃경단에 마지막 기쁨을 낳으면 노심초사하던 봄날은 비로소 마음 내려놓은 날개를 가지런히 접는단다 한 알의 사과를 지그시 베어 물면 꽃가위벌의 눈물이 입안 가득 그렁해지며 ‘다 이루었다’는 말이 어디선가 들린단다. *********** 음악: 왕의 남자 OST 돌아오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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