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봄바람--전숙

전숙 2010. 3. 24. 17:05

    봄바람/전숙 아린 것이 어찌 드들이의 눈물뿐이겠는지요 설레이는 것이 어찌 나비의 날개뿐이겠는지요 가려운 것이 어찌 금성산 등허리뿐이겠는지요 빛나는 것이 어찌 그대 눈동자뿐이겠는지요 그대 오는 길에 오랜 기다림 끝의 하품 같은 아지랑이 일렁입니다 다리 가진 것들이 팔 달린 것들이 날개 돋아난 것들이 맨몸뚱이인 것들이 출렁이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모든 눈들이 반짝입니다 그리움을 앓는 뿌리들의 혈관이 뜨거워집니다 수선화의 궁둥이가 들썩입니다 목련의 굳게 닫힌 입술이 헤실거립니다 밤새 앓던 개나리도 노란 열꽃이 피었습니다 아침뉴스에 의하면 봄바람의 무차별 사랑에 월동 무의 잇몸까지 풍선처럼 들떠서 풍치로 고생한다는데요 이 꽃몸살 누구도 어쩌지 못합니다 차갑게 묻어둔 마음들이 신열에 벙글어갑니다 이제 우리 모두 사랑을 고백할 때가 아닌지요.

    '☆˚ 맑음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시--전숙  (0) 2010.03.26
    무지개--전숙  (0) 2010.03.26
    별이 되려면 /전숙  (0) 2010.03.19
    봄날에/전숙  (0) 2010.03.18
    꽃눈을 시샘하다/전숙  (0) 201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