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내리는 눈--전숙 <b> ** 사월에 내리는 눈** * 전숙* 사월에 내리는 눈은 눈물이다 누군가 너무 서러워서 참다가 참다가 그만 쏟아버린 한 대접의 설움이다 꽃에 닿자마자 꽃이 얼어붙을까봐 차가운 설움을 금세 지워버리는 눈 꽃은 눈물을 닦아주다가 저도 눈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누가 눈꽃이 아름답.. ☆˚ 맑음시 2010.04.14
입맞춤--전숙 **입맞춤** *전숙* 입맞춤을 해보면 안단다 해의 살들이 지상에 쏟아져 내리는 이유 차가운 네 반쪽을 그저 내버려둘 수 없어서 심장이 얼마나 많은 산과 강의 요철을 지나 그 뜨거운 살의 뿌리를 뻗었는지 강철보다 단단한 의지가 얼마나 부드러운 살이 되어 너의 냉담을 따뜻하게 끌어안는지 삶이 도.. ☆˚ 맑음시 2010.04.14
[스크랩] 봄날에... 봄날에 다시 봄이 오고 삼동 어둠을 건너온 엉겅퀴는 가시꽃을 피우고 그리고 부전나비가 날아왔다 희고 부드러운 마음이 가시투성이 가슴에 앉는다 혹여 나비의 마음이 베일까 저어하던 가시는 날카로운 촉수를 등 돌려 제 심장 복판에 꽂는다 생살을 태우는 불덩이가 섶이 타오르듯 번져갔다 순해.. ☆˚ 맑음시 2010.04.05
[스크랩] 언뜻 등을 설핏 기대고 싶었어 / 전숙 언뜻 들렸다가 쏠려나가는 썰물처럼 너는 한번 웃어주더니 떠나고 말았지 단 한번의 향기로운 미소가 단 한번의 따뜻한 입맞춤이 누군가 에게는 평생의 추억이 되기도 하고 한 생애를 흘러갈 강물이 되기도 하지 너의 미소에 등을 설핏 기대고 싶었어 아무일 없었던 듯 되돌아서 걷고 싶었어 지친 날.. ☆˚ 맑음시 2010.04.05
4.19 50주년 추모시 ...그날의 살구꽃--전숙 **그날의 살구꽃** *전숙* 오라버니, 올해도 살구꽃이 수줍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의분이 살구나무 나이테에 각인된 그날 오라버니는 살구나무의 하늘을 만졌지요 짙푸른 파도가 남실거리고 살구나무가 꿈꾸던 향기 불끈 쥔 오라버니의 주먹으로 한 움큼 건너왔지요 호수를 깨우는 바람의 .. ☆˚ 맑음시 2010.04.03
[스크랩] 어지러운 세상에서 찾아낸 산맥같은 작가 '어지러운 세상'에서 찾아낸 '산맥같은' 작가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김종 씨의 그림은 파격을 넘어 혁명적" 평가 김기준 기자 [일간e조은뉴스/서울e조은뉴스=김기준기자]평소 산맥같은 시 한편 쓰고 싶다고 입릇처럼 말하며 광주 문단을 이끌어온 사람이 있다.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에서 광주.. 스크랩 2010.04.02
[스크랩] 걸레의 세례--전숙 걸레의 세례 -전숙- 내 살이 빨아먹은 너의 멍자국을 보아라 멀쑥한 키로 긴 그림자 만들어 작은 풀꽃의 눈 가린 죄 천방지축으로 뛰다가 함부로 찬 뒷발질에 방금 눈뜬 새싹 뭉개버린 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너의 허물 내 피부에 각인되고 나는 블랙홀처럼 너의 죄를 빨아먹는다 네가 죄의 검은 발자.. ☆˚ 맑음시 2010.03.30
명아주를 만나다--전숙 명아주를 만나다/전숙 이름에 혹하여 무턱대고 명아주를 사모하였습니다. 청려장이라는 높은 뜻을 알고부터, 그녀는 내 안에 뿌리를 내리고 비틀거리는 나를 지탱해주곤 하였습니다. 어느 달빛 사무치게 가난한 날에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의 숭한 얼굴을 보자 마음커녕 눈길조차 주.. 카테고리 없음 2010.03.30
봄나물--전숙 **봄나물** *전숙* 눈물도 제 오지랖만큼의 맛이 있다 맨발로 얼음강을 건너온 씀바귀, 고들빼기, 그리고 냉이를 만났다 병아리 솜털 같은 봄햇살에 겨우내 언 몸이 노곤해질 때 목울대 자지러지는 그 쌉쌀한 맛이 언 손을 불어가며 살얼음을 깨고 빨래를 빨아 겨우내 세상의 허물을 하얗게 덮어주던 함.. ☆˚ 맑음시 2010.03.29
민들레--전숙 **민들레** *전숙* 민들레가 봄길에 들어섰을 때 아무도 꽃방석을 내주지 않았다 아니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민들레는 봄의 귀퉁이에서 길손을 기다리고 있던 몇 장의 잎방석을 깔고 앉았다 모두들 화려한 말잔치 중이었다 자기 향기를 내세우기 위해 목청을 돋구느라 남의 말에 기울이는 귀는 없었다 .. ☆˚ 맑음시 201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