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스크랩] 걸레의 세례--전숙

전숙 2010. 3. 30. 13:08













    
    
    걸레의 세례
    
                  -전숙-
    내 살이 빨아먹은 너의 멍자국을 보아라
    멀쑥한 키로 긴 그림자 만들어 
    작은 풀꽃의 눈 가린 죄
    천방지축으로 뛰다가 
    함부로 찬 뒷발질에 방금 눈뜬 새싹 뭉개버린 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너의 허물
    내 피부에 각인되고
    나는 블랙홀처럼 너의 죄를 빨아먹는다
    네가 죄의 검은 발자국을 뗄 때마다
    나는 강력한 세제로 몸을 정화하고 
    너를 기다린다
    걸레의 세례를 통해
    너는 거듭날지니
    그러나 죄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네 죄의 검은 눈물을
    누군가 대리모처럼 흡수하고 있다
    검은 십자가에서
    검은 눈물이 흘러내린다.
     
    Jessica Bailiff / Persuasion
    ..........刀畵藝人
    
출처 : 사이회42
글쓴이 : 도화예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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