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의 세례 -전숙- 내 살이 빨아먹은 너의 멍자국을 보아라 멀쑥한 키로 긴 그림자 만들어 작은 풀꽃의 눈 가린 죄 천방지축으로 뛰다가 함부로 찬 뒷발질에 방금 눈뜬 새싹 뭉개버린 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너의 허물 내 피부에 각인되고 나는 블랙홀처럼 너의 죄를 빨아먹는다 네가 죄의 검은 발자국을 뗄 때마다 나는 강력한 세제로 몸을 정화하고 너를 기다린다 걸레의 세례를 통해 너는 거듭날지니 그러나 죄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네 죄의 검은 눈물을 누군가 대리모처럼 흡수하고 있다 검은 십자가에서 검은 눈물이 흘러내린다. |
출처 : 사이회42
글쓴이 : 도화예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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