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 한 단으로 오신 어머니 볏짚 한 단으로 오신 어머니 맑음 전숙 마지막 한 톨까지 다 내어주고 눈물만 둘둘 말려 다소곳 단정한 볏짚 한 단 젖어드는 어설픈 황금눈빛 초점까지 골똘히 들여다보면 정겨운 어머니 사뿐히 걸어오신다 누렁송아지 살포시 품에 안아 첫젖 물리시는 어머니 쇠죽에는 지푸라기 오물오물 되새김질 .. 카테고리 없음 2005.11.03
생쥐가 갉아댄 것은 생쥐의 영혼뿐이었을까? 생쥐가 갉아댄 것은 ‘따’의 영혼뿐이었을까? 맑음 전숙 시궁창의 생쥐 한 마리 인간의 영혼을 갉아댄다 멈추면 탐욕의 송곳니 제 뇌수를 향하므로 생쥐의 본성은 평생 남을 갈구어야 하는 것이다 이웃을 짓밟고 괴롭히는 생쥐의 집념 끊임없는 지옥의 환청으로 무쇠처럼 단단해진다 갈구어라 갈구.. 카테고리 없음 2005.10.29
도시의 달 도시의 달 맑음 전숙 여보시게, 도시의 달은 더 이상 달이 아니라네 도시의 달은 어느 시린 계절부터 꿈을 꾸지 않는다네 이제는 사랑을 가꾸는 연인들도 사모하지 않는 달 누구의 눈길도 받지 못하는 하늘의 정물 지구 주변을 서성대는 허수아비 아무도 달에게서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으므로 달은 .. 카테고리 없음 200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