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버림받았던 토마토에게

전숙 2005. 8. 31. 14:16


        버림받았던 토마토에게 맑음 전숙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몸을 일으켜 새 생명을 취하고 열매를 맺은 숭고한 토마토에게 감사하며 용서를 빌어본다 지난겨울 비닐하우스에서 끝물이라고 얻어온 토마토 그중에서도 터지고 가장 못난 토마토 거름이나 되라고 화단 귀퉁이에 내버렸지 어느 봄날 앙증맞은 봄꽃들과 눈 맞추는데 웬 넓적한 풀들이 화단 곳곳에 널려있었어 이게 뭐야? 뽑아내려는데 너는 향긋한 토마토 내음을 벌써 포태하고 있었지 어머, 이거 토마토 아니야? 생각해보니 가라지라고 던져버린 못난 토마토! 나라면 어땠을까? 못났다고 아무데나 내처졌다면 아마 이를 갈며 복수의 손톱을 세웠을 텐데 아니면 원한의 열화로 벌써 타버렸을 텐데 너는 선량한 마음으로 싹 틔우고 붉은 열매 맺었구나 열매하나 따서 입에 넣으려는데 너의 착한 마음 생각하니 코끝이 찡해오고 가슴이 벅차오는 걸 차마 먹지 못하고 손에 놓고 소중한 보물처럼 아껴보네 토마토야, 너에게 물어본다 내 입에 먹어도 되겠니? 200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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