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후를 타며 공무도하가를 노래하네
맑음 전숙
(공무도하(公無渡河) 임이여, 강을 건너지 말아요
공경도하(公竟渡河) 임은 기어이 강을 건너십니다
타하이사(墮河而死) 강물에 휩쓸려 저 세상 가시니
당내공하(當奈公何) 가신님 어찌 하오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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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전시실 뒷방마님
제 곡조를 잊어버려 박제된 공후
한 시대의 가무음곡을 주도했을
열세 가닥의 현을 가슴에 안고 튕겨보네
쩡~영혼을 울리며 쏜살같이 세월을 날아가네
세월의 배를 타고 반만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상류에서 들려오는 서러운 곡조
여옥이 공후를 타며 부르는 구슬픈 노래
남편 곽리자고에게 들은 애달픈 이야기라네
하룻밤 새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린 임이여
세상사 무엇이 당신을 이리 하였습니까
임이여 정신 차리시어요
어느 피안을 향하여 그리 내달리십니까
임이여 조심하셔요
저 멀리 강이 보입니다
시퍼런 강물이 천둥소리로 흘러갑니다
임이여 제발 그 강물에 뛰어들지 마셔요
당신을 따르는 나를 보셔요
임은 기어이 강물에 몸을 던지십니다
나는 어찌할 바 몰라 흑단머리 풀어헤치고
강바람에 그렁그렁 날리며
공후를 타면서 당신을 노래합니다
가신 님 어이하리오
살아남은 나는 어이하리요
당신 따라 나도 강물에 흘러가오리다
저 세상에서 만나거든 당신을 괴롭힌
이승의 인연 다 잊고
우리 부부 행복하게 살아요
임이여 저도 데려 가셔요
여옥이 애처로운 가락으로 노래하자
공후인은 이내 고조선 방방곡곡에 퍼져
그 노래 모르는 이 없었네
고조선 백수광부白首狂夫 아내의 노래는
세월의 강물을 타고 지금도 흘러내리네
*공무도하가; 고조선 때 지어진 현전하는 최초의
서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