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꽃이 지면

전숙 2005. 8. 31. 14:29


  
      꽃이 지면 전숙(맑음) 언젠가는 지금 내가 꿈꾸는 모든 것 생시에 이룰 그날이 오리 그리 생각할 때 있었지 대낮에 캄캄한 어둠이 내려 뇌성이 울고 천둥번개가 치면 억센 손으로 날 따뜻이 안아줄 내 반쪽이 눈부시게 내 앞에 우뚝 서서 고요히 흐르는 미소로 나에게 손 내미는 날 있으리 그날을 기다리며 가슴 울렁거렸어 미래는 언제나 안개 속에서 출렁거리며 나를 유혹했어 조금만 기다려 그날이 다가오고 있어 내일은 더 밝게 햇빛이 반짝일 거야 나는 그 바람에 또 속았지 만나리라는 가득한 기대는 나에게 고개를 저었어 부드러운 바람결에 외로운 찔레꽃향 아롱져 스며들면 그 고독한 향기에 취해 구름꽃밭을 아득히 걸어가는 시린 뒷모습 콧날 시큰하게 바라보는 그이 젖은 눈동자에 봉인된 그리움이 쓸쓸한 그림자를 던지면 가슴 저리는 이별의 때가 온 거야 꽃 진 시퍼런 멍울이 내게 속삭였어 시든 꽃잎을 따내어 하얀 종이배에 태워주렴 어느 이름 없는 계곡 실개울을 흐르다 작은 암초에 넘어지면 그 여울에서 기다림에 겨웠던 생을 마칠 거야 시름없이 강물에 떠가는 내 꽃잎을 보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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