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제*에서 기다릴게요
-맑음 전숙-
당신이 밤새 꿈에 보였어요
바쁘다고 핑계대지 마셔요
당신도 내 생각에 잠 못 이루신 것 다 알아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다리리 오해 마셔요
내 마음은 영원처럼 당신을 기다리지만
육신은 시들어가니 기약못해요
고운 얼굴에 연지 곤지 꽃단장
연분홍 세모시 떨쳐입고서
속눈썹 새초롬 닫아버리고
눈빛은 어느 하늘 헤매이는지
대청마루 기둥에 무심한 듯 기대어
하마하마 임 오시나
한숨 부는 태극선에 흐르는 애모愛慕
지켜보는 내 마음
진흙수렁으로 잠겨드는데
처연한 마음 가다듬어
당신 행여 위로될까
한숨짓는 태극선에
내 사랑 지극히 펼쳐내어
수줍은 연향에 띄워 보내오
순결*한 꽃봉오리 부끄러운 듯 살며시 열어
나에게 보내는 사랑의 연향에 그윽이 취해
포근한 어머니 행주치마,
당신 품속에
새벽이슬 목축이며 함초롬 안겨서
극락의 향기를 몸에 두르오
그대여 어서 오시어요
하늬바람과 만나는 비단물결 춤사위에
두둥실 떠다니는 한 몸으로 피어나게요
연분홍 꽃봉으로 청이 되어 한 마음으로 피어나게요
천년연꽃 우습제에서 순결한 사랑으로 기다릴게요
주1.)우습제: 전남 나주시 공산면 동촌리 이동梨洞마을에 있는 저수지.
예로부터 연꽃과 가물치로 유명함.
주2.)순결: 연꽃 꽃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