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나는 길거리 좌판의 장미 한 송이

전숙 2005. 8. 28. 22:11
     

        ♤나는 길거리 좌판의 장미 한 송이 ♤ 전 숙(맑음) 나는 길거리 좌판의 장미 한 송이 등 굽은 주인 할머니 내게 물을 뿌린다 나는 간지러워 몸을 비튼다 부지런히 오가는 길거리 군상들 중 누군가가 나를 가리키겠지 그는 어쩌면 주머니는 가난하지만 마음은 알토란같은 사내일거야 사랑하는 그녀에게 수줍은 듯 나를 내밀겠지 그녀는 살포시 미소지으며 그윽한 눈빛으로 나의 향기를 후-욱 깊숙이 들이마실 거야 그의 사랑이 그녀의 영혼까지 닿을 수 있게 말이야 나는 온몸을 쥐어짜서 나의 향기를 가득 그녀에게 보내줘야지 그녀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내 귀에 들려 나는 기쁨에 겨워 꽃잎을 활짝 펼쳐야지 그녀가 내 향기를 통해 남자친구의 사랑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말이야 나는 여전히 길거리 좌판의 장미 한 송이 나를 가리키는 그를 기다린다 마른 등걸 같은 주인 할머니 손이 내 몸을 뒤집는다 나는 기지개를 켜 본다 주인 할머니 하품소리에 어느새 밤이 길게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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