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사랑의 유효기간

전숙 2005. 8. 29. 13:24
사랑의 유효기간 맑음 전숙 눈먼 사랑에 속지 말아요 목숨 건 사랑을 하다보면 유효기간에 걸려 아깝게 그 사랑을 잃을지도 몰라요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목숨 건 사랑에 표 던지는 애인들이 태반이겠지만요 꿈같은 달콤한 사랑에 젖게 되면 서로의 눈빛에는 사랑의 열정이 불꽃 튀고 심장에서는 달뜬 사랑의 맥박이 휘몰이 춤을 추지요 시골장터의 콩나물 국밥에 길들여진 사랑인지 정인지 헷갈리는 그런 느낌보다야 지금 죽어도 행복한 그런 사랑의 열정을 느껴보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인지상정이지요 그렇듯 정열에 넘치는 영원한 사랑이 있다면 사랑과 그리움을 앓는 수많은 시도 아마 태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어느 한쪽이라도 사랑의 유효기간이 오기 전에 사랑이 끝나버리면 그 사랑은 그에게는 영원한 그리움의 대상이지요 한때는 나도 그런 사랑을 찾아 헤매었어요 그 사랑이 오리라 거의 반평생 기다렸지요 그렇지만 살다보니 한눈에 반하는 산뜻한 자극적인 차 맛 보다는 숭늉 같은 밋밋한 맛이 우러나는 느슨한 사랑이 마음 편하게 다가오는 거예요 그런 사랑은 태어날 때부터 몸에 얼룩진 점처럼 언제인지도 모르게 슬며시 마음에 흘러들어와 어느새 그 사랑에 천연 염색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그 정에 담뿍 물들어있지요 그 사랑은 유효기간이 찍히지 않더라고요 그것은 어쩌면 핏줄로 엉긴 제 살처럼 서로의 군내를 맡고 상처를 핥아주고 서로의 가려운 곳을 알아서 긁어주는 한 몸으로 동화된 사랑이지요 이제는 유효기간이 폐기된 단내 나는 묵은 조선장맛처럼 손을 잡으면 전류의 짜릿한 촉감보다 뭉툭한 따뜻함이 전해오는 진짜 사랑을 할 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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