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 (맑음)
전설이 흐르는 드들강*
시리도록 청청한데
밀어주는 강바람에 내처 가는 여울 따라
목 타는 드들강에 감로비 내리면
드들 드들 드들
강마을에 문안인사 올리는 소리
마을어르신들 평안하신가요
우리 아버님도 평안하시지요
고운 목소리 흐느끼듯 소곤대네
드들강변 쪽돌마을에 알콩달콩 드들이
눈먼 홀아버지 동냥젖에 자랐어도
조막가슴에 별이 돋는 꿈 많은 처자라네
해마다 밀려오는 큰물난리에
힘 모아 둑 쌓으면
쌓자마자 무너지니 한숨에 날아갈듯
강둑을 지키려면 처녀를 바쳐라
온 마을에 똑같은 꿈
마음착한 드들이 마을 위해 결심하네
아리따운 꽃처녀 단풍든 낙엽마냥
무너진 강둑 허방에 꽃잎 되어 날리네
바람결에 하늘하늘 날아 내리는 꽃댕기
가신 님 받아 안듯 가슴속에 간직하며
드들이 사모하던 수양도령 통곡하네
드들산 봉우리마다 개진달래 흐드러지고
영롱한 쪽빛강물 아른아른 흔들리면
짝 잃은 수양도령 여울진 가슴속엔
봄볕 쬐는 꽃댕기 새초롬 붉어지네
하얀 모래톱에 한 아름씩 안겨오는 녹수綠水물결
푸르른 솔밭 한가로운 탁사정 대청마루에 누워
발 담그고(濯足) 귀 씻은 뒤 음풍농월 하노라면
드들이의 정겨운 문안 새록새록 들리는 듯
수양도령 애틋한 사랑 가슴에 아리는 듯
먹빛 구름에 가리운 달 눈시울 젖어들면
드들이의 전설은 어느 강마을에 문안인사 올리는지.
*드들강: 전남 나주시 남평읍에 있는
지석천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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