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금안팔경

전숙 2012. 4. 25. 12:46



 

금안동* 팔경 고려 명신 정가신 명문장에 반한 원 세조 쿠빌라이 특별하사품 옥대에 금金 안장 두른 백마 타고 설제雪齋* 금의환향하니 고향동네는 금안동金鞍洞이라 불리더라 정가신 신숙주 홍천경 문인재사 이어나는 명현들의 고향 금안동 팔경에 취해보리 제 일경은 오리임정五里林亭이라 오리나 뻗어있던 느티나무 숲길 지나가던 원님도 말에서 내려 숲쟁이라 이름 짓고 그윽한 나무 향에 쉬어가더라 제 이경은 천년석주千年石柱라 천년동안 매화꽃잎 날리며 하늘 바라듯 꼿꼿이 서서 금안동 지켜온 수문장이여 제 삼경은 산점행인山店行人이라 천년을 배향해온 설제서원 비자나무 옷깃을 여미는데 영안 마을 청산골 돌아 떠나는 나그네 청산유수 화폭 속에 한 점 그림이어라 제 사경은 보사귀승寶寺歸僧이라 광곡 웃뜸에 옛날옛적 배를 매두었다는 배뱅이 골짜기 넘어 바라에 세속 접은 스님 휘뚝휘뚝 천년고찰 다보사로 돌아가네 제 오경은 반월현암半月懸岩이라 무제봉 아래턱 큰 바위에 비스듬 걸린 반달 죽마고우 샛별 반가워 창공에 솟구치려다 까무룩 조는구나 제 육경은 쌍계명뢰雙溪鳴瀨라 누마루에 금안동 향약 알뜰히 품은 쌍계정 한국 팔대 명산 금성산 정기들 아흔 아홉 골 치마폭 타고 흘러오더니 삼현당* 두 줄기로 돌아나오며 여울 우는 소리 사무치네 제 칠경은 금성홍습錦城紅濕이라 금성산 서쪽 자락에 펼쳐진 저녁노을 민초들 타는 목마름에 붉은 감로주 서방정토에 넘쳐흐르듯 일렁이는가 제 팔경은 서석청람瑞石淸嵐이라 금안동에서 바라다 보이는 아득한 서석 무등골엔 무릉도원 신선이 노니는 듯 아지랑이 남실남실 피어오르네 ----------------------- *금안동: 호남 삼대 명촌의 하나 *설제: 정가신의 호 *삼현당: 쌍계정의 다른 이름 정리: 전숙(시인) (사진은 '호진이랑복자랑' 블로그에서 꿔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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