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그대 내 몸의 샘이 되는 동안/ 전숙

전숙 2010. 9. 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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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내 몸의 샘이 되는 동안**
                                            *전숙*
          
          그대 내 몸의 샘이 되는 동안
          나는 그대의 무엇이 되었는지요
          모든 그리움의 줄기가 모여
          내 몸은 날마다 
          그대를 마실 옹달샘이 되었지요
          가슴 포개고 걸었던 그늘 깊은 돌담길 
          대롱거리던 표주박을 머리맡에 놓아두고
          샘이 차오를 때마다 
          두어 번 가벼이 흔들면 
          파동은 추억의 물결이 되지요
          한 모금 마시면 목젖을 타고 내리는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한 시간들
          굽.이.굽.이. 창자까지 환해지지요
          이제 계절이 몸을 뒤집는 간극의 시간입니다
          바람의 무늬도 바뀌겠지요
          새의 깃털도 더욱 촘촘해지겠지요
          구름도 새 마음을 장만하겠지요
          세상의 모든 것이 바뀌어도
          마르지 않는 샘 하나 내 몸에 고였지요
          그대 내 몸의 샘이 되는 동안
          나는 그대의 무엇이 되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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