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 몸의 샘이 되는 동안** *전숙* 그대 내 몸의 샘이 되는 동안 나는 그대의 무엇이 되었는지요 모든 그리움의 줄기가 모여 내 몸은 날마다 그대를 마실 옹달샘이 되었지요 가슴 포개고 걸었던 그늘 깊은 돌담길 대롱거리던 표주박을 머리맡에 놓아두고 샘이 차오를 때마다 두어 번 가벼이 흔들면 파동은 추억의 물결이 되지요 한 모금 마시면 목젖을 타고 내리는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한 시간들 굽.이.굽.이. 창자까지 환해지지요 이제 계절이 몸을 뒤집는 간극의 시간입니다 바람의 무늬도 바뀌겠지요 새의 깃털도 더욱 촘촘해지겠지요 구름도 새 마음을 장만하겠지요 세상의 모든 것이 바뀌어도 마르지 않는 샘 하나 내 몸에 고였지요 그대 내 몸의 샘이 되는 동안 나는 그대의 무엇이 되었는지요. |
'☆˚ 맑음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징검다리/전숙 (0) | 2010.11.15 |
---|---|
달의 무늬/전숙 (0) | 2010.09.10 |
2010 발표작(2) (0) | 2010.07.07 |
치매를 건너다--전숙 (0) | 2010.05.22 |
5.18 30주년 추모사-아버지의 하늘---전숙 (0) | 2010.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