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징검다리/전숙

전숙 2010. 11. 15. 08:49



 

          징검다리/ 전숙 산다는 것 어찌 보면 징검다리 건너는 일이지요 아스라한 둔덕을 건너다보며 긴 한숨을 몰아쉴 때 젖꼭지처럼 까맣게 반짝이는 별빛들 어미의 마음으로 누군가 괴어놓았을 징검돌들 건너가는 누구의 발걸음도 불안하지 않도록 흔들리는 가슴끼리 이리 내어주고 저리 덧대어서 하지 않은 약속처럼 아귀 들어맞는 조약돌이 되어 사이사이 요리조리 끼워놓은 정성을 딛습니다 아지 못한 그이의 지극한 마음이 길을 잡아줍니다 산다는 것 어찌 보면 다르면서 같은 우리끼리 이름도 없이 빛나는 은하수의 작은 별들처럼 이리 내어주고 저리 덧대어서 서로의 눈물을 괴어 징검돌이 되어주는 일이지요 계절을 건너기 위해 가을의 징검다리가 된 저 낙엽처럼 우리는 또 누구의 눈물을 딛고 오늘을 건너고 있는 것일까요. 첨부이미지 시작노트: 개울을 건너려고 두리번거리면 우리네 개울에는 하지 않은 약속처럼 꼭 징검다리가 있습니다. 뒷걸음들을 위해 간절하게 괴어놓았을 그 마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나도 작은 징검돌이 되어, 흔들리는 생을 건너가는 누군가의 디딤돌이 되고 싶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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