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벚꽃엔딩/전숙

전숙 2017. 4. 2. 11:05

벚꽃엔딩* 전숙 엔딩이 꽃비로 내리는 일이면 엔딩, 그것 지옥을 면할 수 있을까 우리 사랑이 시들어서 마른 가슴만 남아 더 이상 눈물로도 껴안을 수 없을 때 한 잎 한 잎 떨어져 눈물로 내리는 날 물기를 탈탈 털어 바지랑대에 널던 빨래처럼 슬픔을 털어 살가운 바람에 말리면 전쟁에 나갈 때 제 목을 칠 적장을 위해 뒷목에 향을 발랐다는 사무라이 최후의 날에 적장의 후각에 스며들던 향내 자욱할까 엔딩, 그것 향기롭다면 추억의 무플관절이 조금 덜 아플까 꽃비로 날리면 허공의 디딤돌마다 망각의 별 하나씩 박혀서 자비의 빛으로 그리움을 지워줄까 봄비에 젖은 벚꽃엔딩은 보도블록에 봉분처럼 쌓이는데 내 사랑은 봉분도 없이 흩날리네. *벚꽃엔딩: 가요 “벚꽃엔딩”에서 제목을 빌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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