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김치엄마** * 전숙* 나, 미운 엄마에게로 돌아간다 무지랭이 엄마, 욕쟁이 엄마, 꼬짐보 엄마, 오일장 마실 갈 때면 소나무 껍질처럼 부르튼 입술에 빨강연지 덧칠하며 웃던 엄마 흠흠거리면 땀에 어룽진 시큼한 냄새 너무 만만해서 너무 익숙해서 도시락을 열다가 후다닥 덮어버린 엄마 시장바닥의 시래기처럼 버려진 엄마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로 몸이 기울면 항아리뚜껑을 열어둔 채 눈물처럼 짜디짠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자갈자갈 자갈밭처럼 한평생이 자갈거려 대들보까지 아리게 뭉그러져도 나아는~ 괘엔~차안~ 타아~ 나아는~ 괘엔~차안~ 타아~ 산울림이 되어서도 괜찮다는 엄마 한 번도 괜찮은 적이 없던 엄마 거짓말쟁이 엄마 노을 저편, 노을노을 타들어가는 장독대 너머 고춧가루 범벅인 손바닥을 비비며 생인손처럼 아린 꽃잎들을 위해 저물도록 기도하고 있는 김치엄마 저물도록 기도하고 있는 김치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