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그대여 내 손을 잡지 말아요

전숙 2005. 9. 4. 16:38


<그대여 내 손을 잡지 말아요> - 맑음 전숙- 그대여 내 손을 잡지 말아요 손끝으로 전해오는 당신만의 다정한 느낌 화들짝 번개 맞은 내 몸이 타들어 가요 청초롬 순백의 국화꽃잎 단조가락 서늘한 꽃비로 하이얀 승무춤사위 간절히 꺾일 때 해진 천공에 미련처럼 울먹이는 붉은 비단 한 자락 쭉- 찢어내어 당신 떠난 내 시린 반쪽을 감싸 안고 너울너울 날다가 추억을 풀어 고독으로 물들인 강 우연처럼 만나면 눈물 따라 흘러가지요 그대여 나를 보지 말아요 당신을 바라는 내 몸은 당신의 눈길을 잡고 그것이 부질없음을 아는 내 영혼은 찬바람에 얼어붙는 사시나무 그칠 줄 모르고 흐느끼듯 한없이 떨어요 상심한 내 애틋한 영혼을 날카로운 계곡 돌멩이에 마구잡이로 부딪히어 시퍼렇게 멍이 들면 폭포수로 쏟아져 내려 나를 기다리는 칠성판 붙들어 안고 가슴에 빗장으로 가두었던 설움을 지긋이 터뜨릴래요 그대여 내 생각도 하지 말아요 한 가닥 연민으로 태풍 속에 날뛰는 파도 되어 당신을 내 몸에 삼킬까 두려워요 그러니 그대여 돌아서서 나를 지워요 나는 고요히 물안개로 피어올라 당신 바라다 보이는 차창에 내려앉아 하염없이 당신 그리다가 당신이 나인 줄 모르고 윈도브러시로 지우면 눈물자욱처럼 그렇게 흔적도 없이 지워지지요 그대여 당신의 손을 놓는 내 손을 잡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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