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된 허수아비
전숙(맑음)
황금
들판의 고소한 나락 익는
소리
나락은
태양을 나눈 만큼 날마다
겸손해지더이다
훠~이
훠~이
땡볕
여름 내내 땀을 바친 농부
아짐아재
한
톨도 허술히 버릴 수
없지
주인에게
버림받은
옷가지들
나의
빈 몸에 이리저리
꿰어서
참새에게
거짓부렁 시키더이다
밤이면 참새들과 밤하늘의 별을
헤이다가
낮이면
훠이훠이
쫓아냈더이다
마파람에
흐느적거리는 허깨비
몸짓에
참새는
속는 척
비상하였다가
내게
윙크 한 번
샐쭉하고
각설이
모자로
꾸며진
내
머리에
비웃듯
찍-
시원타 배설하더이다
오물
뒤집어쓰고
하늘을
우러러
다음
생에는
꼬옥
참새로
태어나야지
굳게
다짐을 하였더이다
창공을
가르는
참새의
자유가 꿈에서도
부러워
나의
눈에는
세상
온갖 만물
중에
남의 나락
까먹는
참새만
보이더이다
참새만
부럽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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