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0원의 양심
어르신, 암만요
까맣게 잊어버린 일
아침 일찍 부르는 소리
옛소, 외상 받소
등 굽은 팔순 어르신
900원 외상 갚으러
목마른 풀잎
목 축여주는
아침이슬에
검정 고무신
목간을 시키고
시린 발 뒤척이며
들길 건너
산등성이 넘어서
오리길
당신같이
마르고 휘어진
지팡이 부여잡고
뚜벅뚜벅
가쁜 숨 몰아쉬며
양심 꽃 꺾일라
종종걸음
황송해서
아이고 안 주셔도 되는디
무슨 소리
언제 죽을지 모릉께
남의 것 얼릉 갚아야제
그래야 내 속이 편하당께
암만요
어르신 양심이 우리의 뿌리지요
근디 우짠 일로
돌아서는 어르신 굽은 등이 눈에 밟혀
온종일 가슴이 미어진당가요
출처 : 비공개
글쓴이 : 익명회원 원글보기
메모 :
'☆˚ 맑음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동문 밖 석당간에 동이 튼다 (0) | 2005.05.08 |
---|---|
[스크랩] 부부 (0) | 2005.05.08 |
[스크랩] 접동새와네온사인 (0) | 2005.05.08 |
[스크랩] 파리채로 파리를 잡을 때 스트레스와 함께 날아가는 것은? (0) | 2005.05.08 |
[스크랩] 새앙쥐 꼬리와 퇴화된 내 꼬리의 유사성에 대한 고찰 (0) | 2005.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