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파리·有罪 전 숙 파리채를 조준하여 이빨을 앙당 물고 있는 힘껏 날려보자 파리란 놈이 제 먼저 눈치채고 삼십육계 도망질 내가 너를 놓칠쏘냐 파리채로 눌러놓고 최후진술 받는구나 파리야, 네 사형 죄목이 무엇인고? 사형 죄목이라니 천부당만부당하오. 자는 사람 꽃잠 깨우고, 병 몇 가지 옮겼소 만, 그렇다고 그것이 사형 당할 죄가 되오? 더욱이 나는 가끔 좋은 일도 하는구먼 이놈아, 파리 주제에 좋은 일은 당치않다. 여보오 나으리, 벌-나비 몰라라하는 못난 들꽃, 꽃가루받이는 다 내 차지요 이놈아, 듣고 보니 그럴 듯은 하다마는 까투리가 봉황 되고 이무기가 승천하리? 앗따, 그 양반 무식하기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냐 는 말은 못 들어 보았소? 이놈아, 한쪽 귀만 뚫어놓고 한쪽 귀는 막았더냐? 재벌 가에 재벌 나고 돈 놓고 돈 먹기다 세도가는 끼리끼리 유유상종 모르더냐 아니, 그럼 내 죄가 파리로 태어난 것이란 말이오? 옳지, 이놈아 이제야 말귀가 뚫렸구나 오호 통재라! 나는 돈 없고 권력 없고 인물 없는 날파리 목숨으로 오늘은 억울하게 죽어지나 다음 생에 두고보세 오냐, 이놈아 다음에 보자는 놈 하나도 안 무섭다 타~ㄱ 먼지 날다 앉는 곳에 파리 한 쌍 뻗었구나 화장지로 염하여 북망산천 보내거라 다시 살까 겁이 나니, 꾹꾹 눌러 염하여라 파리 목숨 섧다말아 화장지로도 염하지 못하는 인간목숨 파리채 바람에 흩어진다 출처 : 비공개글쓴이 : 익명회원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