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토사구팽(兎死拘烹) 전 숙 주인어른, 영혼을 울리는 소리 힘겨운 첼로의 현이 끊겼어요 제 주인을 압도하는 태산 같은 몸에서 줄 하나 끊기니 첼로의 영혼은 벙어리 되었어요 주인어른, 저는 요 제 영혼이 차라리 벙어리였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주인어른께 날마다 흘러가는 콧물 지우듯 팽-하고 버림받으니 저는 요 제 영혼은 요 은하수에 설움 담그고 밤마다 눈물 반짝거려요 주인어른, 삼 년간 동고동락한 제 육신의 맛이 어떠했나요 삼복더위에 흘린 땀만큼 몸보신 잘하시었나요 천 일 동안 쌓은 정이 그리도 야박한가요 폐광에서 혼자 삭아 가는 육젓처럼 억울하고 믿기지 않아 몸 잃은 영혼마저 삭아서 흩어져요 은하수에 별똥별로 하염없이 흘러가요 공치사 같지만요 삼 년 동안 목청 돋구어 수문장 노릇 가족 내바램에 마중까지 한번 거름 없이 제 직분 다 했어요 사냥 끝나면 저는 뜨거운 물에 튀겨지나요? 인간들 정치판에만 철새처럼 살찌울 먹이 찾아 흘러 다니는 인심 있는 줄 알았지요 머리 쓰다듬으며 사료 챙겨주시던 주인어른이...... 저는 지금도 믿을 수 없어요 주인어른, 아니라고 실수였다고 미안하다고 오늘밤 당신 머리 위에서 눈물 반짝이는 은하수에 속삭여 주실래요? 저는 그 속삭임 가슴에 간직하고 별똥별에 스며들어 당신 품에 돌아올게요 출처 : 비공개글쓴이 : 익명회원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