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과수댁 전 숙 마을 앞 전방에 젊은 과수댁 이사왔다네 동네 남정네들 꽃에 취한 나비처럼 온갖 구실 삼아 무시로 들락거려
젊은 과수댁 빈 마음은 한여름 뙤약볕의 목마름으로 우물에서 냉수 한 사발 벌컥벌컥 들이켜도 사막의 낙타처럼 갈증의 욕망은 끝이 없어 과수댁의 팔자 탓 화두련가 목 타는 과수댁 호시탐탐 여수며 오아시스 깊은 샘에서 두레박질하는 사내들의 엉큼한 뒷심은 활활 타는 장작의 열화에 탓 해볼까 과수댁 가슴속엔 오매볼망 깨 팔러간 서방님만 담겨있어 활타는 장작 제 풀에 꺼지도록 오뉴월 초저녁에 마을 앞 둠벙에서 서릿물 한 바가지 목물로 몸 식히네 올 여름 참깨 밭에 깨 팔러간 서방님 고소하게 여무실 제 불꺼진 장작 내어다가 쭉정이 태워가며 그 연기 타고 올라 서방님 뵙게 되면 하늘의 깨가 얼마나 고소해서 마누라는 젊은 과수 팽개치고 온갖 장작들에 불쏘시개 냅두는지 멱살잡고 원망하리 품에 안겨 통곡하리 흩어지는 깻다발 연기 속에 과수댁의 서러움은 정처 없이 떠도는데 철모르는 장작불은 제 흥에 못 이겨 부나비로 춤을 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