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불빛**
* 전숙*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새들이 날개치고 있었다
도시의 불빛이 별빛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나하고 아무 까닭 없는 일렁임일지라도
저 흔들림 중에 하나이고 싶다
내 가여운 심장이
생의 아스라한 벼랑을 오를 때
까치발로 기다리는
독도의 땅채송화처럼
너의 애틋한 불빛에 기대고 싶다
우리 서로 다른 궤도를 돌아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서로의 마음 한 조각
기쁘게 베어 물지 못한다 해도
너와 함께 일렁이고 싶다
서로 모르는 향기의 스침
서로 느끼지 못하는 바람의 혀처럼
내가 모르는 너
네가 모르는 나
내 안의 너
네 안의 나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그리며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모르며
고독의 바다에 난파선으로 떠있으리
이제 그만 떠돌라고
외로운 바람처럼 울먹이지 말라고
어디선가 땅채송화처럼
까치발로 웃고 있을 너
같은 소설에 같이 날개치고
같은 시집에 같이 피어나는 일이,
우리 서로 별빛처럼
애틋하게 일렁이는 것만으로도
우리 서로 살아갈 까닭이 되는
그런 기적이,
우리를 빗방울처럼 적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