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부부라는 강--전숙 (금혼식, 은혼식 축시)

전숙 2010. 4. 23. 11:55



        **부부라는 강** *전숙* 그리던 두 강이 간절한 마음을 포개면 두물머리에 스치던 바람마저 가늘게 꽃숨을 터뜨리는, 꽃망울마다 올올이 갈기가 서는 마디마디 저린 계절이 지나고 풀꽃도 고개 돌린 어느 한적한 날에 매듭매듭 옹이 백인 미운 손을 무연히 잡으면 마주하는 바람도 별빛도 이제는 벅차도록 두근거리지 못하고, 새삼 뜨겁게 빛나지 않는 그렇듯 이무러운 아! 그때에 햇덩이처럼 밖으로 타오르던 열정이 바라만보아도 노을 같은 미소가 서로의 가슴으로 따스하게 번지는 시간 날카롭던 눈빛은 어느덧 뭉그러지고 우리 영혼의 체온이 달빛의 항상성에 이르렀음에 스산한 소슬바람도 긴 꼬리가 아름다운 어느 별똥별도 우리의 공명을 함부로 흩트릴 수 없음에 그리하여 비로소 우리 둘이 한 숨결이 되었음에 여보여! 당신이여! 푸르른 계곡을 굽이쳐 건너온 나이든 몽돌끼리 서로의 시린 어깨를 서로의 눈물로 어를 때 똑같은 빛깔의 향기로 우리 둥글고 순한 입맞춤을 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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