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등선 >
-맑음 전숙-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다독이면서
언젠가 반드시 그 때가 이르러
찔레꽃 향기에 이끌려 날아든 배추흰나비
설국雪國의 날개 활짝 펼치리라
꿈꾸는 번데기
한세월 저물며 굽이굽이 얽힌 주름켜
가슴에는 얼음길 건너온 차운비 내리고
하늘에는 절망길 지나온 먹구름 흐르는데
이제는 무엇을 기다리는 지
흐린 기억 저편으로 아물거려
어쩌면 그리움 너머
이미 잦아져버린 연민일지도
사랑은 기다려도 뒤꼍으로 맴돌고
눈앞에는 진눈깨비 같은 허무만 서성이는데
기다린다는 것
못할 노릇인 줄 알면서도
먼 빛 산그늘 뒤지며 헤매는 먹빛노을에 취해
오늘도 지지 않는 해넘이에
한숨으로 덧나는 속고랑 짓물러도
내일이면 눈동자 가득 번져올
눈부신 아침노을에 그대 감추어 오기를
문득 꽃잎 앞에서 서리서리 빛나기를
달구어진 심장 깊숙이
큐피드의 화살을 꽂아
푹 삭아내린 단꿀 마시기를
속절없는 허망 기약하는 것이니
쓰라린 희망을 밟고
하얀 눈물로 저어올
아름다운 부전나비로 날아오르기를
울음 비켜갈 그 때가 되면
200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