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연서>
- 맑음 전숙-
당신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잦아드는 천상의 가을아리아
시린 가락을 녹이는
바이올린 현의 애절한 울림에
마디마디 감응하여
아라베스크로 흔들립니다
당신, 가을을 앓고 있군요
당신 향해 쭉 뻗어 오르는
저의 몸짓을 무심히 지나치시다니요
하여도, 그리운 이에게 잊혀진
제 설움은 그냥 묻어둘래요
제 눈물은 우물 밑바닥에 고요히 가두어둘게요
얼굴에는 환한 미소만 지을래요
혹 제 눈가에 이슬이 반짝이더라도
가을 빗방울이려니 여기셔요
당신 기억에는 고운 미소만 남겨주셔요
제 그리움은 색색이 녹여내어 당신 심장으로 스며들래요
당신 위해 그 빛깔 쓰일 때까지요
제 외로움은 당신 따뜻한 가슴속에 알알이 묻어둘게요
당신 위해 부화할 그날까지요
당신이 그늘질 때 하얀 미소로 밝혀드리려고요
당신이 한숨 쉴 때 노랑미소로 웃어드리려고요
당신이 우울 할 때 분홍미소로 안아드리려고요
갈바람이 불어오고
귀뚜라미 날개마다
로망스를 연주하는 계절이 오면
당신 기억주머니에 살짝 얹혀가서요
당신이 뜨거운 차 한 잔 즐기는 시간이면
당신 찻잔에 서리는 수증기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피어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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