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장애우님, 날개를 활짝 펴셔요

전숙 2005. 8. 25. 15:22

 

 

장애우님, 날개를 활짝 펴셔요

                                                          전숙(맑음)             
보름달이 수줍게
칠흑 밤의 검은 장막을 벗습니다
어둠에 갇혀있던 삼라만상들
달빛에 몸을 드러내며 수런거립니다

이 밤이 새면
보름달은 안타까이
지구 그림자에 가리어져
이지러져 갈 것입니다
보름달이 이지러짐은
다음 보름에 둥실둥실 차오르기 위함입니다

사랑하는 장애우님,
당신이 오늘 강건한 두 다리를 잃었을지라도
당신이 오늘 황소처럼 단단했던
온몸이 굳어버렸을지라도
당신이 오늘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을지라도
당신이 오늘 온전한 정신을 놓쳤을지라도

당신의 육신의 달이 이지러져
편견의 덩굴에 얽혀
다시는 차오를 수 없을 듯하여
마음의 날개마저 꺾여
상심의 구름이
당신의 꿈을
칠흑장막으로 덮어버려도
가슴속에는 당신도 모르는
빛나는 날개가 고이 접혀있답니다

우리는 누구나
희망이라는 보름달이
가슴속에 떠 있습니다

사랑하는 장애우님,
잃어버린 작은 것에 집착하느라
남아있는 소중한 것들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누구도 당신 가슴속에 떠 있는
보름달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없습니다
당신의 가슴속
보름달의 광명으로
당신의 날개를 활짝 펴야합니다

당신의 날개는 희망으로 반짝일 것이고
누구도 그 빛을 가릴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장애우님,
희망의 날개를 펴고 사랑의 은하수를 날아 보셔요
은하수는 당신 날개에 보석 같은 별을 수놓을 것입니다
작은 희망의 불씨가
당신의 꿈을 펼칠
불기둥으로 형형히 타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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