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김대중 전대통령님 추모시-인동초경전

전숙 2009. 8. 20. 10:55

인동초경전/ 전숙 당신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있었습니다 삼천리 마디마디 피 끓어 오를 수 있어서 백두대간의 애간장이 끊어지도록 통곡할 수 있어서 이불 뒤집어쓰고 여든일곱 시간 앓을 수 있어서 당신으로 인해 하늘이 얼마나 푸른지 마음 부셔 보아서 그 푸른 하늘에 웃음소리 닿을 때까지 벅차게 날아올라 보아서 행복했습니다 진시황 같은 겨울에도 눈물 반 설움 반인 김.대.중. 여린 잎에 기대어 민초들은 견디고 견뎠습니다 억센 대빗자루에 머릿돌까지 뭉개져도 아침이면 다시 햇살에 반짝이는 거미줄처럼 삼동의 어둠을 건너 승리의 흰꽃으로, 마침내 절정의 황금빛으로 피어나는 인동초, 그 꺾이지 않는 푸르름으로 또박또박 (행동하는 양심)이 써내려간 김.대.중. 당신은 인권과 민주화와 평화와 통일이 어우러져 한반도를 살려낸 한 권의 경전이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이름도 모르는 나를 위해 당신의 전 생애를 바쳤다는 걸 저 굽이굽이 뻗어 오르는 인동등에서 끝없이 피어나는 인동화의 꿀을 빠는 꽃등에들의 웃음을 보고야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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