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면-전숙 *나이 들면 * - 전숙- 먼저 독립만세를 부르리 아무에게도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으리 풀밭에 누워 허망한 하늘 무작정 날아다니리 어쩌면 한끝, 오미자 같은 사랑이 미지근한 숭늉에 그저 그런 맛으로 우러나더라도 저- 저-하고 망설이다가 그냥 보내지는 않으리 동네공원 하나 내 공원으로 점 찍어.. 카테고리 없음 2006.06.26
개망초-전숙 개망초 전숙(맑음) 상처는 패인만큼 눈물이 돋아나 떠나온 풀꽃에 어둠을 가둔다 환상 퍼 올리지 말고 미련 파닥거리지 말고 꽃길 돌아보지 말 것 딱따구리 울음에 우듬지까지 흔들리던 나무를 재우고 별빛 한 소쿠리 지나간 자리 개망초 뚝뚝 돋아나 한바탕 흐드러지도록 빛나던 그리움 먼빛 한숨의 .. 카테고리 없음 2006.06.23
내 안에 헤엄치던 것들-전숙 내 안에 헤엄치던 것들 전숙(맑음) 버찌처럼 익어가던 태양의 눈빛에 가물거리는 해거름 그대, 어느 떠도는 물살에 앓는가 노방의 돌멩이로 살고자했다 바람이 길을 돌리면 꽃문 열리던 그리움 함치르르 젖어들 때 내 안에 어떤 마음 있어 외로운 손 잡아주는가 방황이 끝나는 날 만나야할 강물은 바.. 카테고리 없음 2006.06.22
뭉클했을까,조약돌-전숙 뭉클했을까, 조약돌 전숙(맑음) 웃음소리, 시냇물 조약돌 간질임에 더는 참지 못한 배꼽 도드라진다 고개 너머로 잦아지는 꽃잎에 황조롱이 그늘 내릴 때 소깔은 구르고 엎어지다가 무릎에 피멍이 앉고서야 낫을 내려놓는다 얼마나 흐른 뒤에야 조약돌의 아픔이 물결 졌을지 뭉클했을까, 조약돌 날카.. 카테고리 없음 2006.06.21
보리밭-전숙 *보리밭* -맑음 전숙- 보리밭에 누런 바람이 홰를 쳤다 날이 좋았으면 한식경에 흙에서 트랙터를 지나 자루 속으로 시간이 흘렀으리라 알곡이 빠져나간 허깨비 같은 검불들 한줌 재로 사흘 후면 뿌려질 콩밭에 분침으로 쓰일 터였다 예정대로 해가 뜨고 기말시험을 치르고 보리타작을 하고 콩을 심는.. 카테고리 없음 2006.06.15
때로는 단잠처럼-전숙 *때로는 단잠처럼* -맑음 전숙- 단잠처럼 쏟아지는 그런 대책 없는 사랑 꿈꾸어보았니 아차하면 중앙선으로 뛰어드는데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 올려도 머리를 쥐어박아도 길이 비틀거려도 멈추지 못하는 꿈속으로 달콤하게 빨려드는 죽음과 같은 지독한 사랑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았니 갓길에 마음을.. 카테고리 없음 2006.06.11
담배가 거세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전숙 *담배가 거세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맑음 전숙- 티끌 같은 담배씨가 바야흐로 꿈을 펼친다 껍질을 두드려 깨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가자 청보리밭 신명나게 여물 때 숲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꽃의 문을 여는데 담배는 천배만배의 자손을 누릴 흐뭇함에 하단전부터 뜨겁게 치고 올라오는 숫기를 골랐다 .. 카테고리 없음 2006.06.09
지금, 일어날 때-전숙 * 지금, 일어날 때* -맑음 전숙- 지금, 일어날 때 절망으로 접착된 눈꺼풀을 밀어올리고 땅속으로 젖어드는 몸을 고독으로 말려 끓는 문어머리 삼키듯 흐느끼는 창자 곧추 세우리라 비어있는 우편함 무의식의 바닥까지 뒤집어 올리면 무너진 길이 또 한 번 끊기리라 범람한 강물에 진흙 펄과 모래가 통.. 카테고리 없음 2006.06.07
뼈가 울던 날-전숙 *뼈가 울던 날* -맑음 전숙- 흘러가는 소리 있었다 장대비, 생 살점 덥석 베어 물더니 피 같기도 한 황토물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뼈도 울 줄 알았던가 마을버스를 맞고 보낼 때마다 느티나무 우뚝 고독이 되어버린 그녀 먼지가 눈물로 듣던 날 뼈가 울던 날 여인아, 나는 이별이 두려웠을까. ♬Lover's Mo.. 카테고리 없음 2006.06.05
시와 수필의 만남-꽃이 된 중년-전숙 꽃이 된 중년 맑음 전숙 그녀는 오십 갓 넘은 어느 날 꽃이 되었다. 해당화 향기 흐드러지던 오월의 화창한 날 그녀의 빛깔과 향기에 맞는 이름을 누군가 불러주었다. 그녀는 이제 갱년기에 마악 들어섰고 갈바람처럼 시리고 차운 기운이 그녀를 흔들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꽃으로서의 그녀의 역할은 .. 카테고리 없음 2006.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