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 전 숙
산다는 것 어찌 보면 징검다리 건너는 일이지요
아스라한 둔덕을 건너다보며 긴 한숨을 몰아쉴 때
젖꼭지처럼 까맣게 반짝이는 별빛들
어미의 마음으로 누군가 괴어놓았을 징검돌들
건너가는 누구의 발걸음도 불안하지 않도록
흔들리는 가슴끼리 이리 내어주고 저리 덧대어서
하지 않은 약속처럼 아귀 맞는 조약돌이 되어
사이사이 요리조리 끼워놓은 정성을 딛습니다
아지 못한 그이의 지극한 마음이 길을 잡아줍니다
산다는 것 어찌 보면 같으면서 다른 우리끼리
이름도 없이 빛나는 은하수의 작은 별들처럼
이리 내어주고 저리 덧대어서
서로의 눈물을 괴어 징검돌이 되어주는 일이지요
계절을 건너기 위해 가을의 징검다리가 된 저 낙엽처럼
우리는 또 누구의 눈물을 딛고
오늘을 건너고 있는 것일까요
출처 : 떠날때는 말없이
글쓴이 : 김근우 원글보기
메모 :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전숙 시인 나주예술문화상 대상 수상 (0) | 2014.06.17 |
---|---|
[스크랩] 전숙 시인 펜 문학상 수상 (0) | 2014.06.17 |
[스크랩] 호랑이를 떠나보내며..전숙 (0) | 2014.06.17 |
[스크랩] 겨울눈...전숙 (0) | 2014.06.17 |
[스크랩] 나주는 행복촌...전숙 (0) | 2014.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