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부모가 결혼하는 자녀에게 주는 축시-꽃을 피우듯이/전숙

전숙 2012. 10. 31. 13:30

**꽃을 피우듯이 ** -부모가 결혼하는 자녀에게 주는 축시 *전숙* 아들아, 그리고 우리 생애의 가장 아리따운 선물인 며늘아, 부부란 뿌리가 다른 두 강물과 날개가 하나뿐인 두 그리움이 만나 한 영혼으로 통하는 연리목이 되고 한 방향으로 날아갈 비익조가 되는 일이지 연리목이 되고 비익조가 되는 것은 산 설고 물 선 이방끼리 얽히고설킨 백만 가닥의 실타래로 한 고향을 수놓아가는 여행이란다. 아들아, 그리고 우리 가슴에 꽃씨로 뿌려진 어여쁜 딸아, 영혼의 창문을 활짝 열고 서로의 돋을새김 무늬를 더듬어보아라 혹여, 찌르지도 말고 찔리지도 말아라 너희 가슴에 깊이 새겨진 무늬를 그저 꼭 안아주어라 결혼은 거칠고 이기적인 원석을 끓어오르는 사랑으로 녹여서 가정이라는 보석을 만들어가는 성스러운 용광로란다 불타는 고통의 강을 건너야 보석을 만난단다 세상의 모든 외로움과 눈 맞추는 달빛이 눈부신 햇살보다 아름다운 이유란다 그러니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너의 보석에서 마음의 눈길을 떼지 말아라 가정의 뿌리인 아들아, 가정의 꽃인 딸아 부부는 관심이라는 거름으로 자라나고 간섭이라는 독충에 말라죽는 꽃나무란다 상처를 싸매주고 가시를 뽑아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사랑은 종점이 없는 여정이고 완성이 없는 과정이란다 그렇게 더불어 세월의 아픈 눈금을 헤이다보면 두 영혼은 서로 깊이 물들어 어느새 어느 무엇으로도 갈라낼 수 없을 연리목이 되고 사랑과 믿음의 양 날개로 비상하는 비익조가 되리니 그러한 까닭으로 가정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는 사랑의 영원한 향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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