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사랑은 그리움의 향기를 짓는다---전숙

전숙 2012. 8. 8. 14:02



 

 

          사랑은 그리움의 향기를 짓는다---- 전숙 그리는 마음이 발원하면 꽃이 먼저 안다 무연히 걷다가 확 잡아끄는 향기가 있다면 그대의 눈먼 사랑이다 그러나 팔월의 태양처럼 서두르지 말 것 너무 뜨거운 사랑엔 데이고 말지 뜨거울수록 후후 불어가면서 한 모금씩 향기를 음미하노라면 꽃은 발가락매듭부터 가려워지고 이내 말초혈관이 소곤거리고 눈물샘 어디쯤 그렁그렁한 샛강이 솟아나지 태양을 연모하는 꽈리나무처럼 푸른 심장이 붉게 타들어 가면 꽃은 반딧불처럼 문득 눈이 밝아지고 사랑이 이슥하도록 그리움의 향기를 짓는다 지금 그대 사랑의 후각세포에 먹먹한 향기 한 올 아리땁게 머물렀다면 그대의 사랑에 닿기 위해 오아시스도 없는 저 멀고 먼 사막 팍팍하도록 알밴 모래언덕을 풋사과 같은 맨발로 건넌 줄 알아라 혹여 그대의 숨결에 닿자마자 지친 꽃이 이슬처럼 스러지더라도 그대여, 사랑이 찾아왔던 추억만은 즐겨 읽는 시집 갈피에 말려두기를 무심코 추억을 펼칠 때마다 쪽 떨어진 꽃잎에 사무친 그리움의 향기 한 올 뜨거운 가마솥에서 예닐곱 번 볶이고 비벼댄 찻잎처럼 그대 젖은 가슴에 아리땁게 우러날지도 모르는 일 사랑에 눈먼 꽃은 언제까지나 우리 가슴에 아리땁게 우러날 그리움의 향기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