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여자**
-피카소에게
*전숙*
나는 태양의 어린 연인 세상의 모든 바람을 낳았네
정지된 시간의 벽에서 어린 내가 울고 있네
젖은 기억뿐이네 어머니가 된 내가 울면서 나를 어르네
검정색과 빨강색은 내 슬픔의 주조
멈추지 못하는 바람을 가슴에 품는 일은
슬픔의 강에 온 생을 던지는 일이었네
프로메테우스의 심장을 쪼아 먹는 독수리처럼
내 남은 길을 파먹는 절망의 부리
벼랑 끝의 아스라한 슬픔의 둥지
회한의 바람은 너무 늦게 도착하고
알은 이미 둥지에 없네
빈 둥지의 어깨가 들썩이네
눈은 더욱 깊어져 바람의 등뼈를 반추하네
태양이 끊임없이 욕망했던 꽃의 눈물이
누구도 결코 해체할 수 없었던
곱게 빗질된 나의 사랑에서 주룩주룩 흘러내리네
여인의 눈물을 퍼 올리는 태양의 원초적인 후각은
곡비처럼 세상의 모든 연인을 위해 울고 싶었네
여인은 울다가 울다가 스스로 정화되고
스스로 용서하고 스스로 눈물을 닦고 스스로 일어서네
울음을 삼키던 이빨 사이에서
붉은 미소가 햇살처럼 새어나오고
엉망으로 젖은 기억을 말리네
아침이면 새눈을 뜨는 아무도 못 말릴 저 햇살의 힘
나는 태양의 어린 연인 세상의 모든 바람을 낳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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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여자---피카소의 작품, 모델은 그의 다섯 번째 연인인 도라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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