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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당신이셔요?

전숙 2005. 10. 14. 22:50
    당신이셔요? -맑음 전숙- 당신이셔요? 문간방 문풍지가 파르르 떨기에 혹시나 하였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는 바람이군요 어쩌면 가슴이 움푹 파인 곳마다 들러 가는 강물일지도 길 떠나는 슴새의 검은 눈물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라지요 그리움이 찢겨진 은행잎 한 장 비인 가슴에 아무렇게나 뒹굴라지요 내 귀는 여전히 당신의 기척을 뒤적이고 꽃잎은 목이 타서 시들어도요 그러시지요 마음 쓰이는 대로 하셔야지요 사랑은 구걸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사랑은 저절로 와야지요 아무리 흔들어도 거기 그대로 심장에도 눈물에도 피어있어야지요 막아도 막아도 흘러와야지요 고산준령 넘어서 불어와야지요 밀어내도 밀어내도 머물러야지요 당신이셔요? 묻다가 목울대가 주저앉아도요 마지못해 오는 당신은 안 기다릴래요 거두어주지 않아서 저 혼자 고실라져도요 제 발로 찾아가지는 않을래요 당신 눈이 화살촉이 되고 당신 심장이 화살깃이 되어 단심丹心으로 시위를 떠나 내 사랑으로 폭풍처럼 내달아오면 버선발로 웃지요
출처 : 시사랑 사람들
글쓴이 : 맑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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