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
전숙(맑음)
무등
장불재 한 자락 어느 봉분 뜨락에서
당신
무릎 배고 눈 감은 순간
살랑이는
산들바람 볼을 간질이고
하늘은
내려와 푸른 천정이 되어
당신
눈망울에 새털구름이 흐르고
감미롭게
귓가를 맴돌던 당신의 허밍소리
영원처럼
행복했던 그 찰나
추억은
가슴속에 시들지 않는 꽃봉으로 피어나고
추억이
녹아 심지를 돋우며 촛불처럼 타오르리
사랑할
때는
사랑하는
당신과 마주하는 시간만 기억되고
나머지는
자투리로 오로지 당신 기다리는 마음일 뿐
당신외의
삶은 지나쳐가는 대사도 없는 행인 엑스트라
온몸의
신경이 당신에게로만 집중되어
당신만을
바라기하는 한 떨기 꽃
사랑이
떠날 때
태양은
다시 떠오르지 않고
강물도
더 이상 흐르지 않아
세상의
시계는 모두 멈추어버리고
나의
공기 속에는 어둠과 적막과 눈물만이 흐르리
시간이
약이란다
그냥
숨만 쉬어라
사랑이
떠난 뒤
이과수폭포에서
천 길 낭떠러지 떨어지며 일으키는 물보라 무지개처럼
너의
가슴에 사랑꽃불에 입은 화상 흔적이 꽃잎처럼 새겨질 때
정화된
그리움이 뭉클뭉클 추억의 무지개로 떠오르리
그때
흘러내리는 눈물 한 방울, 사리처럼 영롱한 보석으로 빛나리
인생도
사랑도 지나고 보면 아쉽고 애틋한 한없이 가여운 별빛
이미
사라진 별을 떠나 수억 광년 헤매다가
지구
천공에서 빛나는 한줄기 별빛의 덧없는 무상無常
200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