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전숙
개썰매를 몰아 방향을 찾는 이누이트들은
눈의 주름을 보고 길을 찾는다고 한다
설원을 쓸고 간 바람의 발자국이
주름을 만든다는 것이다
나는 머리카락을 추켜올리고
이마의 주름을 활짝 드러내었다
내가 걸어온 바람 같은 길이
생의 설원에 석 줄 깊은 발자국을 찍어놓았다
내 뒤에 오는 누군가
이 주름을 더듬어 가면
생의 크레바스를 무사히 비켜갈 수 있으리라.
전숙 시인
전남 장성 출생.
계간 《시와사람》등단. 시집 『나이든 호미』가 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 〈원탁시회〉 동인
출처 : 토요시학회
글쓴이 : 김 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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