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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주름 - 전숙

전숙 2014. 6. 18. 00:02

주름 

 

                                                        전숙

 

개썰매를 몰아 방향을 찾는 이누이트들은

눈의 주름을 보고 길을 찾는다고 한다

 

설원을 쓸고 간 바람의 발자국이

주름을 만든다는 것이다

 

나는 머리카락을 추켜올리고

이마의 주름을 활짝 드러내었다

 

내가 걸어온 바람 같은 길이

생의 설원에 석 줄 깊은 발자국을 찍어놓았다

 

내 뒤에 오는 누군가

이 주름을 더듬어 가면

생의 크레바스를 무사히 비켜갈 수 있으리라.

      

 

                  

전숙 시인

전남 장성 출생.

계간 《시와사람》등단.  시집 『나이든 호미』가 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 〈원탁시회〉 동인

출처 : 토요시학회
글쓴이 : 김 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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