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언어
전숙
영웅를 탐하지는 않겠다
너 근육질의 야성이여
결코 무릎 꿇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하늘엔 먹구름 밀려오고
달려도 달려도 생의 초원은 이리도 먼 것이냐
뒷발질에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희망이여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지평선에 이는 절망이여
갈기엔 차마고도의 흰눈이 스며들고
푸른 핏줄엔 낙엽이 쌓인다
누군가의 앞발에 난타당했던
정강이에 정체된 시간의 상처들
둘러보아도 둘러보아도 꽃은 이미 시들었는데
아직 피지 않은 꽃을 찾아
피토하듯 달리는 전진의 발굽이여
귀기울여보면 심장이 아직도 고동치고 있다
너의 근육은 언제나 현재진행형
맹세를 흩트리지 않는 불타는 야성이여
네 개의 견고한 의지에 건너지 못할 초원은 없어라
꿈같은 카프카가 기다리고 있으리니.
시인 전숙
나주문인협회 부회장
‘시와 사람’ 등단
‘원탁시회’ 동인
제3회 고운최치원문학상 본상
2012 나주예총 예술문화대상
'문장21’ 책임편집위원
국제펜한국본부 간행위원
시집 ‘나이든 호미(2009)’, ‘눈물에게(2011)’
출처 : 나주라는 세상이야기
글쓴이 : 호호아줌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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