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꽃악수/전숙

전숙 2013. 3. 18. 17:32



        **꽃악수** * 전숙* 꽃악수를 아시나요 꽃들이 피어나는 것은 당신과 꽃악수를 하기 위해서랍니다 꽃악수를 할 때는 손을 내밀면 안 되지요 꽃과 눈을 맞추는 것이 꽃악수랍니다 마음의 손인 눈길로 옛사랑처럼 아리땁게 다가오는 꽃의 마음을 꼬옥 쥐어주어야지요 아무렇지도 않게, 어쩌면 무심히 꽃과 악수한 적 있나요? 당신과 악수를 하기 위해 꽃은 몽둥이찜질 같은 소낙비를 두들겨 맞고 나목의 쓸쓸함을 참아내고 벼락의 공포를 견디었지요 우담바라는 삼천년을 소름 돋도록 기다린다지요 당신은 누구와 악수하기 위해 삼천년을 기다려보았나요 복수초는 맨발로 삭풍을 건너 눈밭을 헤집고 꽃대를 올리지요 당신은 누구와 악수하기 위해 눈밭을 맨발로 걸어본 적이 있는지요 꽃과 악수를 건네면 홀로 쓰라린 사막을 건너느라고 얼마나 외로웠냐고 얼마나 아팠었냐고 이제는 걱정 말라고 고인 마음을 향그롭게 흔들어주지요 꽃악수를 아시나요 꽃들이 기도처럼 피어나는 것은 당신과 꽃악수를 하기 위해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