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시

나는 사랑하기 위해 꽃이 되었네/전숙

전숙 2013. 3. 13. 17:57


        **나는 사랑하기 위해 꽃이 되었네** *전숙* 봄날 같은 생인 줄 알고 나는 꽃을 기다렸네 사랑받기 위해서였네 아무리 기다려도 꽃은 오지 않았네 기다리는 일이 날로 쓸쓸해지면서 밥을 먹고 키가 자라는 것처럼 나는 시간을 먹고 꽃이 되었네 기다린다는 것은 생의 비밀을 엿듣는 일 맨발로 백년의 시간을 견딘 대나무처럼 꽃이 된 나는 영원의 강을 건너온 꽃잎의 부드러움으로 이제는 사랑하기 위해 그대를 기다리네 사랑하는 일은 일개미처럼 엄마처럼 꼭 안아주기만 하면 되었네 그렁거리는 꽃잎으로 이슬을 안아주었네 허기진 꿀벌에게 꿀을 물리던 날 날카로운 통증 같은 환희의 열매가 열렸네 노틀담의 콰지모도처럼 외로운 별이 더욱 환하게 반짝이는 이유를 알았네 나는 사랑하기 위해 꽃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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