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의 유산
- 전숙-
어느 가을날
시름거리던 노을자락에
분꽃이 나를 불러 세우더니
눈물 한 방울 남겼습니다
나는 검은 눈물을 닦아서
종이봉지에 담아 서랍에 묻었습니다
내가 잊지 않는다면
내년 봄에
손바닥만한 내 작은 뜰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
분꽃은 나에게 손 사레를 치며 뛰어와서
언제나 그렇듯이
입을 가리고 수줍게 웃을 것입니다
무엇이든 잊지 않는다면
해마다 그리워지는 계절에
우리들 가슴 뜨락에서
분꽃처럼
정답게 피어날 것입니다
잊지 만 않는다면
이별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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音:Claude Choe / Love is just 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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