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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 어디쯤-전숙

전숙 2006. 9. 3. 15:13



      가을, 그 어디쯤 - 전숙- 쓸쓸한 심장은 차일을 치고 뿌리를 드러낸다 물줄기는 어디로 흐르는 것일까 곰팡이가 갉아먹은 발톱 틈새로 들어앉은 우울의 검은 미소 사랑은 꿈속에서도 날개를 잘라버렸다 해는 아직 중천인데 시절은 연시처럼 익어서 노을로 사위는가 가을, 그 어디쯤 갈대는 지친 바람을 떠나보내고 철새들은 기다리는 하늘에 안기리라 서리가 찾아오면 푸른 것들은 미련 없이 저물겠지 세월은 나목에 또 한번의 손자국을 남기리라 죽는 날까지 흔적이 지문이 되는 사랑 짓무른 상처가 추억에 달여지면 떠나버린 바람 끝을 물고 일어서는 엉김 또 하나의 열정이 지펴질까 아, 나비의 날갯짓에도 설레이는 가슴은 가을, 그 어디쯤 내달아 오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