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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사랑할 수 있을까-전숙

전숙 2006. 9. 2. 11:03



      가을엔 사랑할 수 있을까 -전숙- 가을엔 사랑할 수 있을까 기다리던 한숨받이들 영글어가는 해후의 과육果肉 이제 내게로 오겠니 불화로 같은 여름 끝 우연한 시선에 너를 세우고 자지러진 몸에 출렁이던 바다 짠물에 절여진 꽃잎 가을햇살의 기도에 천지가 소록소록 여물어 가는 날 단풍들어 방황하는 계절을 위로할 수 있겠니 떠나가면 새움 돋는 순환의 순리에 질기도록 우리를 붙드는 것은 무엇인가 기다리던 사랑은 밤송이처럼 몇 겹의 눈물을 입었는데 내 상처만 핥으며 너의 껍질을 부수었구나 어름마다 숨어있는 여린 영혼들을 불러내어 가을엔 사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