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모한 것들에 대하여*
-전숙-
겹겹으로 잠금장치가 된 옥문獄門을 열어보았다
무모한 것들이라고 슬그머니 밀쳐두었던
오랫동안 버려두어 새카맣게 먼지 앉은
허접들이 코를 골고 있었다
기지개를 켜며
실눈 뜨고 하품하는 소리
날개를 부러뜨린 용기로
승천하려는 용들을 무모함이라는 칼집을 채워
음습한 옥에 가두어두었다
웅성거리며 달려드는 생명체의 깃발을
또 다시 꺾어버릴 수는 없었다
종일 빈집에 쪼그리던 기다림에서
주인에게 파도치는 애완견의 환호처럼
한때는 무모했을 젊은 날의 활화산 같은 이무기들
한번은 뒤적거리리라 던져두었던 어둠 속의 기다림
그리운 것들만 추억거리인 줄 알았다
홍시처럼 익어가는 시절이 오면
아픈 것들이 가시를 빼고
갑옷껍질도 뭉그러져 용서의 씨알로
싹을 틔워, 잎을 내고 가지를 뻗다가
부르면 언제라도 환호할 기다림이었다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던 눈물들
강이 되어 흔들리는 석가탑
언젠가 탑 쌓기를 그만둘 때가 올 것이다
어쩌면 무모한 탑만 쌓을 때가 올 것이다
무모한 것들에 대한 염원이여,
살아가야할 이유
잦아지는 노을자락에도 깜박거리는
질기고 질긴 희망.
♬Lover's Moon / Go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