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 두 번째 시집 ‘눈물에게’
소외된 존재에 대한 짧은 시 깊은 여운 담아
전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눈물에게’가 시와사람 서정시선 28번째 시집으로 선보였다.
2007년 ‘계간 시와사람’ 신인상에 당선돼 등단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처녀시집 ‘나이든 호미’를 출간한 전 시인이 또 2년여 만에 두 번째 시집을 펴낸 것.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강경호 씨는 이번 시집에 대해 “첫 번째 시집에 비해 시는 짧아졌지만 상징의 숲이 무성하고 그 의미와 감동의 진폭은 깊고 넓다”고 평했다. 또 “소외된 존재들에게 연민과 배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맹문재 시인(안양대 교수)은 “눈물을 희생의 상징으로 삼은 시인의 상상력은 ‘태초에 가시였단다’로 시작해 ‘순한 눈을 지키라고 하느님이 선물로 주셨지’로 확대된다”며 “전 시인의 시편처럼 그 어떤 눈물이든 타자를 해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눈물은 아름답고 위대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시집에서는 ‘평동아짐’ ‘살처분 당하는 짐승’ ‘어미물떼새’ ‘필식아재’ 등의 쓸쓸하고 가난한 등 뒤에 머물러 있는 시인의 눈길을 읽을 수 있다.
이번 시집의 표지와 본문 삽화는 화가 겸 시인인 김종 씨의 작품이 곁들여져 시적 강렬함을 더해주고 있다.
눈물에게
전숙
눈물은 태초에 가시였단다
순한 눈을 지키라고 하느님이 선물로 주셨지
발톱을 세워 달려드는 적들을
가시는 차마 찌를 수 없었단다
마음이 너무 투명해서
적들의 아픔까지 유리알처럼 보였거든
세상의 순한 눈둘은
가시의 방향을 바꾸어
제 마음을 찌르고 말았단다
도살장의 소
마음이 흘린 피
그게 눈물이란다.